인도공산당 무장해제 소동과 카가르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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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공산당 무장해제 소동과 카가르 작전

인도공산당의 무장해제?

지난 9월 17일, 연합뉴스에서는 인도공산당(마오주의)의 대변인인 아바이라는 인물이 정부 상대로 무장해체 선언을 발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아바이 대변인의 발표 후 인도공산당(마오주의)의 지역위원회와 중앙위원회의 반박성명이 연이어서 나왔지만 연합뉴스에서는 이어진 반박 성명문에 대해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이 문건을 통해 반박성명의 내용과 인도공산당(마오주의) 소속 사상가인 아지트의 논평을 소개하고자 한다.

후속 성명들과 논평

9월 17일 이후 이틀이 지난 9월 19일 인도공산당(마오주의) 지역위원회 중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곳인 텔랑가나 주 위원회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우선 인도 정부가 아디바시 공동체[1]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파시즘적 폭력인 카가르 작전과 인도군의 무차별 폭력을 비판했다. 이어서 대변인 아바이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성명문을 따르면, 아바이 대변인은 당을 대표해서 의견을 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 위원들과 논의해서 결정하는 데 약 1달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이밀며 독단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선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메일을 통해서 연락해달라는 무책임한 메시지만 보냈다. 텔랑가나 주 위원회는 해당 행위를 무의미하다고 평가하며, 기존의 인민전쟁을 포기하고 의회주의 노선을 주장하고자 했다면 당 위원회에 정식 발의하고 다른 위원들의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루가 지난 9월 20일에는 인도공산당(마오주의) 중앙위원회와 단다란키야 특별 지구 위원회의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해당 성명에서는 아바이의 독단적 성명을 더욱 상세히 비판했다. 처음으로 성명에서는 공산당의 목표와 노선을 다시한번 공고히 했다. 우선 작금의 정세는 제국주의의 정치-경제적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긴축 정책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농민을 향한 착취를 심화시키고 있고, 파시즘과 인종주의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어서 제국주의와 매판자본의 심화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시, 평야, 산림 지역의 피억압 대중들이 제국주의, 매판-관료자본가, 지주계급의 맞서 계급투쟁을 강화, 확대하고, 파시즘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무장투쟁을 지속해야 한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맑스-레닌-마오주의의 목표는 국가 권력의 쟁취이고, 권력 쟁취를 위한 전략은 바로 장기 인민전쟁임을 밝혔다.

또한 아바이 대변인이 만약 당의 노선이 교조적이라고 판단했으면 당에 남아 다른 동지들과 토론하며 설득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었다고 지적하고, 무장해제는 곧 항복이며, 항복은 희생자들과 민중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는 인도 대중들에게 인도 중앙정부와 각 주 정부가 평화협상에 나서도록 전국적 대중운동을 구축해줄 것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인도공산당(마오주의)의 사상가인 아지트(Ajith)는 이번 무장해제 성명에 관해 다른 당원들을 설득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성명을 발표힌 행위를 비판하며, 아바이의 성명문에서 당의 노선이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처음부터 뒤쳐졌다고 규정하고, 이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혁명 운동의 보존이 불가하다면서 의회를 통한 운동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오류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혁명을 위한 비밀 정당 운영을 포기하자고 선동하는 것은 자유주의적 오류이고, 이것이 바로 수정주의임을 이야기한다.

왜 인도공산당(마오주의)는

확연한 열세에도 불구하고 계속 저항을 이어나가고 있을까?

2024년 인도 정부는 치타스가르주와 텔랑가나주 등에서 인도공산당(마오주의) 인민군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아디바시인들을 약탈하는 파시즘, 인종주의 폭력인 카가르 작전을 시작했다. 이들은 26년 3월까지 인민군을 모두 정리하고 낙살라이트 반란 자체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고 이야기하고, 인도군과 경찰은 연일 마오주의자 사살 전과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의 전과 자랑은 과연 사실인가?

카가르 작전 지역은 한편으론 인민군의 주둔지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디바시 공동체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다른 시선에서 보자면, 여러 천연자원들이 풍부한 미개발지이기도 하다.

인도군, 경찰, 시민민병대등의 기본 전술은 아디바시 공동체의 강제이주 후 고립된 인민군을 각개격파하는 작전이다. 인민군이라는 물고기를 잡기위해 아디바시라는 호수를 완전히 비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인도군은 작전지역에 들어서면, 아디바시인들을 수용할 보안수용소를 건설하고, 아디바시인들을 총칼로 위협해 그들을 강제로 끌어내 보안수용소로 옮긴다. 그렇게 텅 빈 구역을 만들어내고 난 후 고립된 인민군을 제거하는 것이다.

물론 아디바시 공동체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카가르 작전 이전에도 아디바시 공동체에 대한 폭력과 탄압은 지속되어왔기에 아디바시 공동체는 반정부 심리가 강하다. 그래서 독자적인 시민단체를 만들어 항의하거나 인민군의 합류하는 식으로 인도 정부에 대항하고 있다. 인도는 아디바시인들의 항의를 묵살하고 있다. 작전지역에서는 증거 없이 인도 중앙정부와 주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특정 단체를 반국가단체로 지정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서 아디바시 공동체 인권단체를 불법화, 지하화 시키고, 강제이주 명령에 불응하는 아디바시인들을 무차별 학살한 후 “마오주의자”들과의 교전이라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인도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민병대인 살와 주둠의 사례만 해도 640개의 마을을 파괴하고, 수천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35만명의 아디바시인들을 강제이주 시켰다.

국가폭력을 동원해 아디바시 공동체를 쫓아내고 나면, 인도 정부는 아디바시인들은 무시한 체 “빈 땅”을 개발하기 위해 매판, 관료자본들을 유치한다. 인도 정부는 여러 기업들과 MoU를 맺어 아디바시 공동체에게서 약탈한 땅을 제공했는데, 타타, 에타시 같은 자국의 대기업들은 물론, 리오 틴토, BHP같은 오스트레일리아 광산업 기업들과 남한의 철강 대기업인 포스코 또한 인도 정부와 협약을 맺어 약탈당한 땅에서 이윤을 뽑아내고 있다.

카가르 작전은 인도의 독자적인 작전이 아니다. 인도의 정보기관인 국가기술연구기구(NTRO)와 미국 국가안보국(NSA)는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파이브 아이즈[2]주도로 만들어진 대테러 정보 협의체 태평양 신호정보 고위급 회담(SSPAC)[3]에 합류했다. 인도와 미국은 대테러, 정보부문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감시드론 운용에 대해 많은 교류를 가졌고, 미국의 중동 우방인 이스라엘의 헤론드론은 수입해 아디바시 공동체를 공격하고 있다. 미국이 인도의 원주민 학살을 지원하는 것은 미제 자본들과 매판자본의 이윤 증진을 위함이다. 실제로 블랙록 등 자산 관리기업들이 해당 지역에 입주한 광산기업들에 대규모 투자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결론

인도공산당(마오주의)의 무장해제 음모론 소동은 당 전체의 합의된 의견이 아닌 특정 개인의 의견임이 밝혀졌으나, 남한과 서방 언론에서는 무장해제 성명만을 보도하며 이후의 반박성명을 무시하고 마치 인도공산당(마오주의)의 무장투쟁이 실패와 항복의 길로 접어들기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내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류 언론의 침묵이 우리의 연대를 막을 수는 없다. 이미 인도 인민전쟁 지원 국제위원회(ICSPWI) 등 인도 민중과 연대하는 국제조직이 전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세계 피억압 민족과 노동계급이 수많은 국제조직과 연대체 등을 통해 인도 인민전쟁을 지원하고 있듯이, 남한에서도 인도 민중의 투쟁에 대한 더욱 많은 관심과 연대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끝마친다.

참고 자료

https://www.redspark.nu/peoples-war/india/official-press-release-by-cpi-maoist-tsc-spokesperson-comrade-jagan/ - 텔랑가나 주 위원회 성명

https://www.redspark.nu/peoples-war/india/cpi-maoist-joint-press-statement-on-the-call-for-peace-talks-issued-by-politburo-member-sonu/ - 중앙, 단다란키야 특별 지구 성명

https://www.redspark.nu/peoples-war/india/who-benefits-a-political-commentary-by-k-murali-ajith/ - 아지트 논평

https://www.yna.co.kr/view/AKR20250917080800104?section=international/all - 연합뉴스 보도

https://nazariyamagazine.in/2025/01/01/operation-kagaar-on-one-year/ - 카가르 작전 기사

http://icspwindia.site/ 인도 인민전쟁 지원 국제위원회 사이트


[1] 인도 아대륙의 널리 펴져있는 여러 소수민족 공동체를 이르는 말, 인도 정부는 아디바시라는 용어를 거부하고 지정 부족이라는 용어를 고집하고 있다.

[2]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한 정보동맹

[3] 파이브 아이즈, 싱가포르, 태국, 대한민국, 인도, 프랑스가 합류한 비밀 정보 협의체,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세상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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