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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이 글에서는 현대 과학기술이 제국주의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제적 노동계급과 혁명적 과학기술인 집단은 제국주의의 과학 사용을 저지하고, 혁명의 도구로 전화시켜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제국주의
지난 2023년 팔레스타인 저항 조직들이 이스라엘 식민주의자들에 대항해 민족해방전쟁을 개시한 이래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하여 인류 역사상 유래없는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다. 이러한 인종청소는 단순히 팔레스타인 저항 조직들을 축출하는 것을 넘어 명백히 팔레스타인 민족 전체를 학살하고 추방해 그들의 영토 전체를 장악하는 명백한 식민주의적인 의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식민전쟁은 미 제국주의의 서아시아 패권 장악을 위해 행해지고 있다. 이 전쟁과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청소의 행위자는 미 제국주의와 그 끄나풀인 이스라엘 식민주의자들이다.
현대 전쟁은 과학기술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현대의 첨단 기계 공학, 항공우주공학 등은 전방위적으로 전쟁의 파괴력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 전장은 인공지능 기술, 양자정보통신 기술 등이 활용되며 더욱 지능화, 자동화되어 가는 추세이다. 따라서 세계 인구의 절대 다수를 상대로 테러 전쟁을 벌이는 제국주의 세력에게는 과학기술을 통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필수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제국주의 세력이 과학기술을 통해 대량 살상 무기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전 세계를 들쑤시며 피억압 민족을 학살하고 있다. 이는 곧 과학기술이 제국주의 세력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과 학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이 곧 제국주의 세력의 보이지 않는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이스라엘 식민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인민을 학살하는 데에 여러 첨단 전쟁 무기들이 활용되었다. 이스라엘은 항공기와 미사일 그리고 신형 드론으로 팔레스타인 땅에 8,500 톤의 폭탄을 투하했다. 이스라엘은 또한 인접 지역의 반제 자주 세력들을 공격하며 서아시아 전체로 확전을 시도했다. 여기에도 이스라엘의 첨단 항공 전력과 방공망이 반제 진영에 대한 전략적 우세를 제공했다. 이스라엘은 과거로부터 서아시아 저항 세력과 피억압 민족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고자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 바로 이스라엘의 이공계 대학이자 군산복합체 연구기관인 ‘테크니온’이다.
테크니온은 단순한 공과대학이 아니다. 테크니온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점거하고 불법적으로 건국을 선포하기 훨씬 이전부터 시오니스트들에 의해 이스라엘 식민주의 교육기관으로 설립되었다. 1900년대 초반 시오니스트 상인 계급이 테크니온 설립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제공했다. 또한 시오니스트들이 유대인 교육 내에서 민족주의적인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 벌어진 ‘언어의 전쟁’ 또한 이 시기에 벌어진다. ‘언어의 전쟁’은 시오니스트들이 유대민족주의 교육을 위해 당시 사멸한 히브리어를 인위적으로 부활시켜 교육하게 한 사건이다. 이를 위해 당시 비-시오니스트 유대인 교육자들과 큰 갈등을 겪었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을 선포한 이후 테크니온은 이스라엘의 국방 기술 개발의 중심지가 되었다. 건국 이래 테크니온 총장 중 세 명이 이스라엘 방위군 출신이었다. 이스라엘은 1973년 윰 키푸르 전쟁에서 큰 피해를 입은 이후 군사 및 안보 기술 투자에 집중했는데 이 시기 핵물리학자이자 이스라엘 방위군 장군 출신인 아모스 호레프가 테크니온의 총장을 맡아 무기 개발 부서를 신설한다. 오늘날 테크니온은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집중적인 투자를 받아 전쟁 기술을 개발하는 군산복합체의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은 과학기술이 지배계급의 이익에 어떻게 복무하고 있는 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든 학문은 당파성을 지닌다. 지배계급은 자신의 헤게모니를 강화하고 재생산하는 학문을 발전시키 위해 사회적 재화를 투하한다. 반면 자연과 사회를 인식함으로써 자신의 지배 질서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학문은 탄압한다. 학문은 단순히 진리를 탐구하는 행위를 넘어 지배 질서를 재생산하고 공고히 하는 무형의 무기이다. 이는 인문과학, 사회과학 뿐만 아니라 통념적으로 인간의 사회적 행위과 무관하다고 여겨지는 자연과학과 공학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자연과 사회를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의식적이고 창조적으로 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이다. 인간이 이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모든 관념론적인 인식을 걷어내고 자연과 사회의 운동을 변증법적이고 유물론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인간 인식의 결과인 자연과학과 이의 사회적 활용인 공학 또한 자연의 변증법적으로 인식하고 지배계급이 형성한 관념론적 세계관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지배계급은 자연과학과 공학을 자신의 이윤 추구과 생산력 발전에 활용하고자 하면서도 자연과학이 인간 사회의 주체적 인식을 형성하는 막고자 한다. 따라서 이들은 오직 자신들이 허용한 몇몇 분야에 대해 자신들의 지배력 강화와 이윤 추구 강화에 도움이 되는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만 자연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한다. 과학기술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는 인식은 기각된다.
국제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족은 이러한 지배계급의 폭압에 맞서기 위하여 자연과 사회를 능동적으로 인식하고 스스로의 인식 세계를 개조하여 관념론적인 지배계급의 허구적인 헤게모니를 깨부수고 변증법적이고 유물론적인 변혁적 세계관을 정립하여야 한다. 변혁적 자연과학과 공학은 모든 헤게모니 투쟁의 단초가 되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헤게모니의 전쟁의 최전선에서 인문과학, 사회과학에서 지배계급의 헤게모니와 맞서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있을 때 자연과학과 공학은 흡사 후방에서 전쟁에 필요한 무기와 물자를 생산하는 지원 부대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허나 자연과학과 공학은 때로는 이러한 전쟁에서 후방 부대의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고 최전선에 나서기도 한다. 어용 생물학자들이 만들어낸 우생학이 파시즘 이데올로기에 충실히 복무한 역사와 첨단 공학이 전략화, 무기화되어 팔레스타인 인민을 학살하고 서아시아 항쟁 세력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변혁적 과학기술인과 지식인 집단은 국제 반제국주의 전선에 복무함에 있어 지배계급이 과학기술을 무기화하여 노동자계급에게 겨누는 것을 막고 도리어 과학기술이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족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게 해야 한다.
변혁적 과학기술인 집단은 당장은 지배계급이 과학기술을 무기 휘두르는 것을 저지하고, 세계 인민들에게 과학기술을 변혁적 인식 개조의 도구로써 제공해야 하며 지배계급에 대항한 피억압 인민의 투쟁이 승리하여 그들이 정치권력을 장악해 사회를 운영할 때 과학기술이 사회 문제 해결과 생산력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 변혁의 기관차가 되게 해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과학기술원은 현재 제국주의자들의 살인 도구인 테크니온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오는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CIPA 2025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CIPA 2025에서는 고고학 분야에서 AI을 문화유산 보존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된다고 한다. 허나 이 심포지엄에는 테크니온이 참여하여 자신들의 인종청소와 식민지배에 활용하는 AI기술을 문화유산 보존과 고고학 발전을 위한 기술이라고 포장하려 한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영토 내 대학, 도서관, 모스크 등 지식문화유산을 대량으로 파괴하였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학살을 위해 개발한 기술을 문화유산 보존에 사용하겠다면서 동시에 식민지 지역의 문화유산을 대량으로 파괴하며 반달리즘을 벌이고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 인종청소 계획이 단순히 민족을 죽이는 것 뿐 아니라 그들의 기억과 역사와 지식까지도 모조리 없애버리겠단 심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작년 아시아 지역 최고의 박물관에 선정되는 영예로운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뒤로는 테크니온과 협력하며 팔레스타인 학살에 동조하고 있다. 이는 과거 제국주의의 피해국이었던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지식을 보존하는 기관의 국제적 위상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반인륜적 행위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과학기술원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모든 지식생산기관은 당장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정권과의 협력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양심있는 학생들과 이스라엘 전쟁 연구 기관과 자국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여 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인을 비롯한 모든 진보적, 양심적 전문지식인 집단은 자신들이 생산하는 지식이 타 민족 전체를 대상으로 살육을 벌이는 일에 쓰이고 있음을 자각하고 당장에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류 최악의 인도적 위기에 맞서 자국의 지식 역량이 학살자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지식을 인민의 무기로! 제국주의자들을 패퇴시킬 무기로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