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제국주의는 기후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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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제국주의는 기후정의다

기후위기와 반제국주의는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석유 산업을 위해 타국의 민중을 학살하며 자국민을 사지로 내몰고 있고,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빠트리면서까지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한국과 전 세계의 진보진영은 미제를 타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석유를 싸고 안전한 자원으로 사람들을 속이며 기후위기를 가속하고 이윤을 위해 자주를 염원하는 민중들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제국주의는 기후정의다. 언뜻 들어보면 이는 추상적인 연대의 말, 혹은 상투적인 "좋은"표현 정도로 생각되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사실이며 특히 작금의 이란-미국전쟁을 통해 폭로되었다.

전쟁 전 석유는 1배럴당 약 50~60달러에 지나지 않는 가격에 판매되었다.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이 지역의 통제권을 미제로부터 빼앗아오자 석유가격은 순식간에 급등하기 시작했다. 산지마다 약간 다르지만 1배럴당 109~112달러 사이에 가격이 책정되었고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이 한국에서는 리터당 1900원에서 2000원이상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이란의 봉쇄를 “원래의” 상태를 망가뜨린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바라보아서는 작금의 사태를 한쪽면만 보는 것이다. 우리는 왜 석유가격이 그렇게 책정될 수 있었고, 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행위들이 이루어졌는지 먼저 살펴봐야한다.

서아시아의 석유는 대부분 사우디의 아람코 등 산유국 각국의 국영기업들과 미국과 영국의 주요 석유기업들이 시추해 서아시아 본국이나 아시아의 매판, 관료자본주의 국가(한국, 싱가폴 등)으로 정유해 상품으로 만들고, 다시 국제 정유 운송기업들을 통해 전 세계로 판매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유 등 제조업은 한국, 싱가폴, 인도의 매판자본주의, 혹은 관료자본주의 국가에서 담당하거나 석유 생산국에 국영기업들이 해외자본과 기술을 받아 생산한다. 핵심 정유 기술들은 영미권의 메이저 석유회사들과 라이센스 기업들이 가지고 있으며 직접 생산하는 정유사들은 이들에게 매년 특허비를 내거나 공동투자를 통해 지분을 나누면서 잉여를 지급하게 된다.

또한 시추 기술도 영국, 미국의 자본과 프랑스 국립연구소가 직접 소유하고 있어 서아시아의 산유국들은 이들에게 시추기술에 특허비를 내거나 고도화된 기술을 미리 확보하고 있는 주요 민간 석유기업에 생산이 어려운 석유매장지(심해 등)의 지분을 넘기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관리 AI나 데이터 분석 기술을 주요 석유기업들에게서 사들이고 있다. 당연히 석유산업 자체만으로는 수익의 한계가 있다.

이렇게 되면 서아시아 산유국들에게는 고부가가치 기술대신 저부가가치의 생산, 제조업만 남게된다.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이윤을 보려면 노동자들의 잉여가치를 착취해서 남은 부분을 매꾸어야 하는 것이다. 이른 바 걸프왕정들(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카타르)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수입하고, 이들이 각 국가의 노동자들 중 약 70%에서 95% 사이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 외국인 노동자들은 건설업, 서비스업, 가사도우미 및 유모 같은 저숙련 단순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걸프왕정들은 이들의 신분증명 및 사회활동을 고용주가 보장, 통제하게 하는 카팔라 제도를 최근까지 운영해오며 열악한 숙박시설과 초장기 노동시간, 초저임금을 강제하고 각종 서류 발급을 고용주의 허락을 받게 하거나 고용주가 이들의 여권을 빼앗는 등의 행위를 묵인하면서 잉여가치를 착취해 부를 쌓았다.

서아시아 산유국들은 봉건적 정치체계를 가지고 있고, 대다수의 인력을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존할 만큼 동원할 인구 자체가 적고 소수의 하층 국민들도 국가에 소속감을 느끼지 않아 군사적으로 동원하는것이 불가능해 파키스탄 군대를 군사협력의 명목으로 고용해 주둔시키거나 용병을 고용해 군사력을 매꾸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군이 예멘 안사르 알라에게 패퇴한 사례가 속출하는 등 군사적 역량이 아예 만들어지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란이라는 강력한 적성국들과 대치해 이익을 수호하는가? 여기서 미제국주의가 등장한다.

미제국주의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주요 국가들과 이라크(최근에는 저항세력에게 쫓겨나고 있다.), 요르단 등 서아시아 타 국가에도 주둔하면서 이들에게 무력을 제공한다. 그 이유는 상술한 가치사슬의 최종수혜자가 미국과 서방이기 때문에 그 가치사슬의 뿌리인 석유생산지의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한 방어인 것이다. 만약 산유국이 미국 중심의 가치사슬에서 이탈하려 한다면, 이스라엘이 그들을 공격하고 협박하면서 탈출을 방지하는 충실한 충견의 역할을 수행했고, 대가로 팔레스타인 영토와 저임금 노동력을 보장받은 것이다. 서아시아 미군의 주요 견제대상은 반미 성향의 지역강국인 이란이 되었다. 이란은 미국과의 갈등에서 자국의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봉쇄 카드를 수 차례 꺼냈지만 미국의 군사력을 염려해 실행하지 않았고, 통행료도 다른 운하들과 다르게 따로 받고 있지 않았다. 이 덕분에 석유의 수출비용을 크게 줄인것이다.

또한 이런 보호의 대가로 사우디 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산유국들이 석유대금을 무조건 달러로 받는 페트로달러 정책을 시행하면서 미국은 추가적인 이익을 얻게되었다. 각국의 잉여가치들이 달러로 표시되어 산유국들로 흘러들어갔고, 산유국들은 인플레이션 회피를 위해 미국 채권과 주식에 거액을 투자해 최종적으로 미국에 다시 잉여가치가 돌아오는 체제가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석유의 보급과 확대, 그리고 석유산업의 성장에는 미국과 서방 기업들의 이윤확보와 서아시아 산유국들의 착취, 그리고 이 가치체계를 지키기 위한 정치적, 군사적 위협으로 점철된 '자유시장'이 존재하기에 석유가 싸고 간편한 에너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은 서아시아와 전세계의 석유산업을 완전히 뒤흔들어 버렸다. 2대 라흐바르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많은 신정의 엘리트들과 지휘관들을 죽여버리면서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이란정부와 시민들은 곧바로 대응해 다량의 자폭 드론과 공격미사일을 동원해 서아시아 각국의 미군 기지와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서방 및 친미 왕정들의 기지를 무력화했다. 또한 미국과 같이 이란을 공격했던 인종학살 테러집단 이스라엘을 전방위적으로 공격하며 전후 국가 존립의 위기까지 몰아붙였다. 또 각국이 반미, 반제국주의 대중들이 나서 미국과 이스라엘 군대를 공격해 서아시아 전역을 미군의 전쟁터로 만들어 버렸다. 미국은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체 민간 인프라를 폭격하며 희생자만 늘리고 있고,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했던 것처럼 레바논에서 융단폭격을 자행하고 있지만 헤즈볼라의 게릴라 전술에 당해 탱크들을 날려먹으며 별다른 전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이란의 통제 안에 들어가 봉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다니고 서아시아 산유국들의 주요 수출길인 이곳이 미국과 서방의 통제에서 벗어난 것이다. 호르무즈 봉쇄는 단순히 이란이 전략적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닌 석유 기업들의 이윤 창출, 그리고 노동자들의 잉여가치 착취의 전제조건인 서아시아 지역의 미제 패권 유지의 실패를 알리는 종소리이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한다는 이야기로 대중들을 속이고 있지만 파이프라인이 기존의 물동량을 전부 옮기기 위해서는 년 단위의 시간이 소요되며 이 또한 홍해를 빠져나오는 비브엘만데브 해협을 안사르 알라가 봉쇄한다면 이 역시 무용지물이다.

단기적으로는 전쟁상태,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서아시아에서 후퇴한다면(그리고 후퇴할 확률이 매우 높다.) 기존의 석유산업 체제는 종말을 맞이하고, 친미 왕정들과 미국 석유기업들에게 에너지를 싼값에 수입하고, 전적으로 의존하던 기존의 한국경제는 완전히 박살 날 것이다. 경제붕괴를 돌파할 유일한 방법은 외세에 의존하고 착취당하는 기존의 경제모델을 벗어나 자립적인 경제모델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필수조건은 당연히 안정적으로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에너지원이 바로 신재생에너지이다. 특정지역에서만 채취할 수 있어 전쟁이나 물류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에너지 수급이 가능하고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녹색전환을 이뤄내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당초 스모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제한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장려했지만 환경오염을 줄이고 특정지역과 그 지역을 지배하는 외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국가핵심산업으로 삼아 적극 육성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기생산에서 풍력 태양광 발전의 비중이 화력발전을 넘어섰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에 적극 투자, 개발하며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인 불안정한 생산을 극복하고 있다. 운송에 있어서도 전기차를 적극 육성하며 석유의존을 낮추고 있다. 녹색전환이 필요한 남한도 중국의 사례를 학습하여 자립경제를 건설할 때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 중국은 단순히 자국의 에너지 인프라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타국에 적극 수출, 도입하면서 기존의 석유패권이 아닌 새로운 에너지 패권을 구성하는 중이다. 압도적인 대량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싼 가격에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 터빈을 생산하고 이를 자본이 비교적 부족한 신흥국들에게 수출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대량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접근성을 높여 대량 수출하고, 전기차 충전기도 초급속 충전기술,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등으로 경쟁우위를 가지고 전기차에 동반되는 인프라로서 같이 판매 중이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서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가격적 우위를 가진 중국과의 거래가 필수적이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남한을 정치경제적으로 지배하고 중국과의 대립을 조장, 강요하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이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후위기와 반제국주의는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석유 산업을 위해 타국의 민중을 학살하며 자국민을 사지로 내몰고 있고,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빠트리면서까지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한국과 전 세계의 진보진영은 미제를 타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석유를 싸고 안전한 자원으로 사람들을 속이며 기후위기를 가속하고 이윤을 위해 자주를 염원하는 민중들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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