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침략동참과 국가몰락의 길
9월 3일, 정부가 국회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동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는 황급하게 사실관계를 부정했지만 청와대와 외교부가 미국에 대한 ‘군사적 기여’를 서방 국가들과 긴밀히 논의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후 개입 방안은 더욱 구체화 되었는데, P-8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잠수정, 기뢰제거부대 등의 파견이 논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병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전력들을 ‘비전투 전력’ 내지 ‘방어용 전력’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논지이다.
해상초계기는 적의 잠수함을 탐지하고 공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잠수정은 적진에 침투해 적기를 추적하고 탐지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군수지원함 또한 유류와 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임무라지만 결코 비무장 함선이 아니며, 전투상황 시 함포와 대공체계를 운용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정부가 고려하는 파병은 기존의 이라크 파병보다도 더욱 극단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파병이며, 실질적으로 이란에 대한 미제국주의의 침략에 합류하는 조치이다. 실제로 이란은 메흐르 통신 등의 언론을 통해 한국이 호르무즈에 관여할 경우 전쟁직접참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평화롭고 자유로운 항행은 우리 경제와 국민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마치 이번 파병이 한국의 독자적 국익을 위한 결단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이는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평화롭고 자유로운 항행을 가로막은 것이 누구인가? 호르무즈 해협을 불바다로, 전쟁터로 만든 것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지원하기 위해 선전포고도 없이 이란을 침공한 미국 아닌가? 정말로 호르무즈 해협의 평화와 자유항행을 회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을 압박하고 비판하여 빠른 평화를 앞당기는 길을 택하는게 상식적이다.
이미 중국, 오만과 같은 국가들은 이란과의 개별협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약속 받았으며 프랑스와 일본 또한 이란과 개별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이 오직 미국을 비롯한 적국에만 해당한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현재 한국 국적 선박들이 호르무즈 통과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것은 현 정부 내의 종미적 외교안보관료들이 이란과의 개별협상을 비상식적으로 거부한 탓이지 소위 이란의 ‘무차별적 봉쇄’ 탓이 아니다.
또한, 애초에 미군이 이란을 타격하기 위해 전체 사드 미사일 보유량의 80% 가량, 패트리엇 미사일의 65% 이상, 토마호크 미사일의 50% 이상을 모조리 소모시켰는데도 항복하지 않은 이란을 어떻게 한국이 파병을 한다고 해서 굴복시킬 수 있단 말인가? 미군의 미사일 재고충원이 일러도 2030년은 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국제적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인 상황에서, 세계최강의 미 해군이 몇 달째 재보급은 커녕 입항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을 적대하는 방식으로 대체 어떻게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겠다는 것인가? 이미 미군은 공세종말점에 이르렀다.
게다가 매우 낮은 가능성으로 기적같은 일이 발생하여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제해권을 미군이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동아시아로 향하는 무역선들이 호르무즈로 건너오기 전의 물류 중심지인 홍해 또한 예멘 후티정권에 의해 봉쇄되어 있는 상황이다. 예멘 후티정권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침략이 끝날 때까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이 끝날 때까지 홍해 봉쇄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럼 이재명 대통령은 예멘에도 전투병력을 투입할 셈인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돕기 위해 8,400km의 거리를 뚫고 예멘의 사막에 한국의 청년들을 강제로 밀어넣기라도 할 셈인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수년 째 지속되는 폭격 속에서도 멀쩡히 예멘의 대다수 국토를 통치하고 있는 후티 정권에 맞선 성전이라도 벌일 셈인가?
파병을 통해, 침략참여를 통해 자유항행을 보장 받겠다는 발상은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다. 부도덕한 것 이전에 불가능한 일이다. 영국의 대륙봉쇄령을 뚫기 위해 러시아를 침략한 나폴레옹, 북해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르웨이를 침공한 나치독일이 모두 어떻게 되었는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오직 처참하고 잔인한 몰락 뿐이었다. 만약 한국이 세계적 지탄을 받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침략전쟁에 동참한다면 브릭스를 비롯한 제3세계 국가들과의 외교관계는 매우 악화될 것이며, 결국 외교전략 상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혀질 것이고, 더더욱 미국의 요구에 복종하고 미국의 개가 되어 온 세계의 침략전쟁에 끌려다니는 처지에 놓이고 말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쿠바와 그린란드에 대한 침공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한다. 이번에 한국이 호르무즈 파병요구에 순응한다면 그 다음은 없겠는가? 이재명 정부는 상국을 기쁘게 하기 위해 우리와 아무런 적대관계도 존재하지 않는 덴마크와 전쟁을 결행할 것인가? 미국에게 아첨하기 위해 쿠바의 밀림 속으로 우리의 젊은이들을 밀어넣을 것인가? 그 다음은 어디인가? 오대양 육대주를 향한 트럼프의 수십가지 침략전쟁에 참여하다가 미국 대신 소모되어 몰락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가 꿈꾸는 한국의 미래인가?
도대체 어떻게 이런 몰상식한 발상이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정권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는 상황에서 정권 내의 찬성파와 반대파를 추측하여 열거하고 구체적으로 진영을 가르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허나 우리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징후와 조짐을 더듬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현 정권의 대외전략의 기틀을 담당하는 국가안보실장 위성락은 일전부터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 시인에 맞서 한미연합훈련 강행의 필요성을 강변하거나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두국가인정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하극상적인 발언과 극단적 종미주의 성향 노출을 이어왔다. 또한 외교부 장관 조현은 통일부에서 발표한 남북대화 방안과 사자협상 방안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같은 정부 내의 다른 부처 장관을 비난한 사례가 있다.
위성락과 조현은 모두 외교관료집단 내에서 소위 ‘동맹파’라 불리는 파벌에 속해있다. 이러한 동맹파 그룹은 노무현 정권 당시에도 ‘대통령이 반미적’이라며 청와대를 무시하고 대미협상을 진행하려 하다가 물의를 빚은 세력이다. 정상적인 국가에서 외무관료들이 행정수반을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외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십년 전에 그런 반역적이고 매국적인 행태를 불여온 세력의 후신이 이십년 후에도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장관을 배출하는 것은 더더욱 기초적 국가기강이 무너지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미국 유학 출신의 동맹파들이 미국의 지지와 후견을 받으며 정부와 주권자국민을 무시하고 한국이 아닌 미국의 국익에 충성하는 외교정책을 펼쳐온 것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이번의 비상식적인 호르무즈 파병계획 또한 이들의 손에서 먼저 탄생했을 가능성이 높을 터이다.
국익을 위해, 청년들의 목숨을 위해, 항행의 자유를 위해,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우리는 현 정부의 매국적 호르무즈 파병시도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가로막아야 한다. 호르무즈 파병은 한국이 아닌 미국의 국익에 봉사하는 자가 아니고서는 입에 올릴 수 없는 반국익적이고 반국민적인 망상적 정책에 불과하며, 이란침략전쟁에 대한 동참은 미국의 이득만을 위해 전세계와 척을 지고 이역만리 먼 바다에 청년들의 목숨을 내다 버리는 종속의 길, 국가몰락의 길에 불과하다. 우리가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나가야 할 현실적인 방향은 이란에 대한 제국주의적 침략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나 오만, 프랑스와 일본처럼 이란 정부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안전통과를 보장받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게 충성하고, 국익이 아닌 미국의 이득에 봉사하는 정부 내의 매국노들, 소위 동맹파라 불리는 극우적이고 종미적인 테크노크라트 집단들에 맞선 가열찬 투쟁을 통해 이승만의 단정선언 이래로 한국의 주권과 외교권을 대미종속의 사슬에 묶어놓은 소위 ‘동맹파’, 실질적 민족반역자들을 이 땅에서 모조리 쓸어버려야 한다. 미국의 앞잡이로 살을 찌우고 세를 불려온 이들은 마땅히 아메리카로 추방해주는 것이 정의로운 조치일 것이다.
이것은 좌우당파나 세대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파병 대 반파병의 싸움, 침략동참 대 평화수호의 싸움은 매국노와 애국자의 싸움이며 미국에 충성하는 자들과 국민에게 충성하는 자들 간의 싸움이고, 종미간첩과 평범한 한국인 간의 싸움이다. 평화를 사랑한다면, 나라를 사랑한다면, 가족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이 나라의 오천만 동포들을 사랑한다면 거리로 나와 전범국가 미제국주의의 깃발을 불사르고 우리에게 호르무즈 침략전쟁을 위해 병사를 바치라고 협박하는 트럼프와, 그 트럼프의 국내 대변인 역할을 하는 민족반역자들에 맞서 파병저지투쟁을 승리로 이끌자.
빼앗겨온 우리의 주권을 되찾기 위하여, 매국노 무리를 쓸어버리기 위하여, 조국과 인류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