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사태, 그 이면의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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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사태, 그 이면의 사실들

현대모비스 경영진이 연 매출 2조 원, 전체 부품사업 매출의 16%를 차지하는 램프사업부를 프랑스 자본 OP모빌리티에 매각하는 계약을 추진하는 동안, 현장의 노동자들은 이 결정이 단순한 사업 조정이 아니라 국내 산업이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 기반이 통째로 넘어가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리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며

현대모비스 노동자들은 지금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의 미래를 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연 매출 2조 원, 전체 부품사업 매출의 16%를 차지하는 램프사업부를 프랑스 자본 OP모빌리티에 매각하는 계약을 추진하는 동안, 현장의 노동자들은 이 결정이 단순한 사업 조정이 아니라 국내 산업이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 기반이 통째로 넘어가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리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배경과 맥락을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볼 것입니다.

매각의 전개 과정

현대모비스는 2026년 1월 27일 프랑스 자동차 부품사 OP모빌리티와 램프 사업부문 거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매각을 공식화했습니다. OP모빌리티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회사로, 유럽과 미주, 아시아에 걸쳐 약 150개 생산 시설을 운영하며 2024년 기준 매출 약 20조 원을 기록한 대형 부품 기업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초부터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램프 사업 부문 매각을 위해 다수의 기업과 접촉해 왔으며, 이번 MOU를 통해 그 협상을 공식 단계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현대모비스 측이 밝힌 매각 명분은 '경영 효율화'입니다. 회사는 LED 기술이 업계 전반에 평준화되고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서 램프 사업의 전략적 중요도가 낮아졌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램프 사업부 매출은 2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수익성에 부침을 겪었습니다. 매각가는 협상 초기 5000억 원 내외로 알려졌으나, 이후 해외공장 5곳(약 4000억 원 규모)까지 매각 범위가 확장되며 총 거래 규모가 계속 조정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 램프 사업부 매출 약 2조 원은 전체 부품 사업 매출 12조 5084억 원의 약 16%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는 매년 국내로 유입되던 이 수입원을 단 한 번의 매각 대금과 맞바꾸는 거래라는 뜻입니다. 양사는 2026년 상반기 안에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 왔고, 이 과정에서 거래 구조와 규모, 세부 조건이 계속 조정되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협상 범위가 처음의 램프사업부 단일 매각에서 점차 확장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2026년 4월 무렵에는 약 4000억 원 규모의 해외 공장 5곳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되는 등, 국내외 다수 기업이 인수 경쟁에 뛰어들며 공장별 분리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되었습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사업 비중을 줄이고 소프트웨어와 로봇 등 신사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더 큰 관점에서 보면 이 재편은 단순한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국내에서 축적된 기술과 고용, 산업 기반이 일방적으로 해외로 이전되는 과정으로 읽힙니다.

거래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매각이 단순한 사업부 양도를 넘어선다는 점이 더 분명해집니다. OP모빌리티는 한국 내에 램프 사업 전담 독립 법인을 신설하고, 현대모비스의 램프 생산 자회사인 유니투스와 현대IHL을 개별 법인이 아닌 통합 자회사 구조로 편입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측은 이를 인수 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경영 효율을 극대화해 통합 시너지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여러 개의 노조 조직과 단체협약이 하나의 새로운 법인 아래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교섭력과 노동조건이 희석될 위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생산 시설과 인력, 기존 공급 계약을 일괄 이전하는 방식 자체는 인수합병에서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자산·사업 양수도 형태이지만, 그 이전 대상에 사람과 노동조합까지 포함된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여느 자산 매각과 다른 무게를 지닙니다.

매각의 명분

경영진은 이번 매각을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동화, 로보틱스로의 도약을 위한 결단이라고 소개합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동화와 SDV 전환을 중심으로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한 지금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차세대 핵심 요소 기술을 발굴하고 부문 간 경계를 넘는 융복합 미래 기술을 탐색하겠다는 방향을 밝혔습니다. 표준화가 어렵고 중국의 저가 공세가 심화된 램프 사업을 전문성을 갖춘 업체에 넘기고, 그 자원을 신사업에 투입한다는 논리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한 논리입니다.

경영진이 내세우는 논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램프 부품은 차종별 디자인과 사양 차이로 인해 표준화가 어렵고 제품 간 성능 차별화의 여지도 제한적이라는 특성을 가집니다. 이 때문에 원가 경쟁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게 되고, 임금과 생산 규모에서 비교 우위를 지닌 중국계 부품사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특히 취약한 구조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연구개발과 투자의 우선순위를 전기차와 소프트웨어로 옮기면서 램프 같은 전통적 외장 부품에 대한 단가 인하 압력이 거세진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짚어야 할 지점은, 기술 표준화가 어렵다는 특성은 역으로 후발주자의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차종별 맞춤 설계 노하우와 광학·전자 융합 기술은 단기간에 복제되기 어려운 자산이며, 이를 헐값에 넘기는 것이 정말 '저부가가치 정리'인지, 아니면 미래 자율주행 인터페이스 기술의 씨앗을 넘기는 것인지는 다시 따져볼 문제입니다.

이 논리에는 근본적인 허점이 있습니다. 첨단 R&D는 단발성 자금 투입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입원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매년 2조 원을 벌어들이던 사업부를 팔아 한 번의 매각 대금을 손에 쥔다고 해서, 이후 몇 년간 이어질 연구개발 투자가 자동으로 보장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잃은 상태에서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속도가 시장 상황과 단기 실적 압박에 따라 휘둘릴 위험이 커집니다. 마북과 의왕 연구소를 중심으로 수십 년간 쌓아온 램프 관련 광학·전자 기술은 단순 조명 부품을 떠나서, 향후 자율주행 센서, 지능형 헤드램프, 커넥티드 외장 체계 등 미래 외장 부품 기술의 기초가 되는 자산입니다. 노동자들은 이 기반 위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첨단 산업으로 도약하는 진짜 방법이라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각 협상 과정에서 노사가 달성한 잠정 합의에는 이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2026년 5월 19일 현대IHL과 금속노조가 도출한 '램프사업 지속성장 및 고용안정을 위한 의견접근안'에는 국내 램프사업부 연구소 거점과 연구인력 규모를 100% 유지하도록 하는 조건, 생산 인력 100% 고용승계, 노동조합 동일 유지 및 단체협약 저하 금지 조건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었습니다. 이는 노동자들이 요구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매각 계약서에 담기지 않았을 조항들입니다. 즉, 기술 기반을 지키려는 의지는 경영진이 아니라 언제나 노동자들 쪽에 있었고, 그 의지를 실제 협상 성과로 관철해 왔다는 뜻입니다.

누가 기술을 지키고 있는가

기술의 연구개발은 이사회 회의실의 보고서만 봐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부품을 설계하고, 시제품을 시험하고, 불량을 개선하며 축적해 온 것은 다름 아닌 현장의 엔지니어와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이 스스로 쌓아온 기술을 지키겠다고 나서는 것은 단순한 일자리 지키기가 아니라, 국내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기 위한 일입니다.

이 구도는 실제 투쟁 전개 과정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램프 생산을 담당하는 자회사 현대IHL과 유니투스 노동조합은 매각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노동조합 지위 보장, 향후 물량 확보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며 지난 4월 27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유니투스 김천공장 노동조합은 한때 협상 진전으로 파업 지침을 철회했으나, 교섭이 결렬되자 하루 만에 다시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5월 13일에는 현대IHL 조합원 등 약 700명이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 모여 램프사업부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현대IHL지회는 삭발식까지 진행했습니다. 이후에도 유니투스 산하 김천·충주·EBS천안·평택지회가 하루 전면 파업에 동참하며 연대를 이어갔습니다.

이 23일간의 전면 파업은 결국 5월 19일 밤 노사가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르며 일단락되었습니다. 합의안에는 생산 인력 전원 고용승계, 램프 사업부 연구개발 인력 100퍼센트 유지,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지위 유지, 매각 이후 고용 안정과 생산 물량·투자 계획에 대한 정기 협의 등의 조건이 담겼습니다. 특히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원청 자격으로 직접 합의안에 서명한 것은, 그동안 자회사에 협상을 위임한 채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던 원청이 노동자들의 압박 앞에서 결국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기술을 지키려는 노동자와, 기술을 팔아넘기려는 경영진이라는 구도에서 누가 산업의 미래를 진짜로 책임지는 쪽인지는 이 협상 테이블의 풍경만 봐도 이미 분명합니다.

매각 과정에서의 강제적인 전적

공장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이 벌어지는 동안, 사무연구직 역시 또 다른 부문에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노동자들과의 일체의 실질적 협의 없이  사무연구직 수백 명에게 인수사로의 전적을 통보했습니다. 이는 개인의 동의나 사전 협의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소속 자체를 바꾸겠다는 통보였고,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즉각 거센 반발이 일었습니다.

반발이 커지자 회사는 당초 560여 명이었던 전적 대상자를 약 30퍼센트 줄인 390여 명으로 최종 확정했습니다. 전적 대상에서 제외된 170여 명에는 본사 교섭 노동조합인 진천·울산 노동조합 소속 매니저급 인력과 비노동조합원 매니저급 인력이 포함되었고, 이들 노동조합과는 '고용승계' 제외와 '기술지원' 등을 담은 별도의 최종 합의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절반만 해결한 셈입니다. 전적 대상으로 최종 확정된 390여 명 가운데 350여 명이라는 절대다수가 포함된 모비스 사무직 노동조합은 이미 소송을 위한 로펌 선임까지 마쳤고, 본계약 이후 신설 법인으로 전적이 시작되는 시점에 분할 금지 또는 전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을 세워둔 상태입니다. 즉, 본계약이 성사되더라도 법적 리스크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입니다.

사무직 노동조합 역시 지난 7월 3일 강제 전적 반대 등을 요구하며 결의대회를 열었고, 그 다음 날에도 사옥 앞에서 반대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이들이 문제 삼는 핵심은 단순합니다. 동의 없는 소속 변경, 즉 노동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로 계약의 상대방을 바꾸는 행위를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투쟁과 동시에, 노동자들은 시야를 국제 사회로 넓히기도 했습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모비스사무연구직지회는 2026년 6월 1일부터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OP모빌리티 본사 앞에서 일방적 매각 중단과 노동자의 전적 거부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징적 행동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제 공조 절차로 이어졌습니다.

지회는 같은 시기 OECD 프랑스 국내연락사무소, 즉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을 담당하는 NCP에 공식 이의제기 서한을 정식으로 접수했습니다. 서한에는 매각 과정에서 사무연구직 노동자들과의 협의나 동의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고용 불안을 비롯한 피해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에 대해 OECD 프랑스 대표부 등 유관기관은 이번 매각 과정에서의 ESG, 즉 사회적 책임 및 지배구조 위반 사례에 대해 공식 조사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 자본'의 시간과 한국 산업의 시간

이번 사태의 근저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시간관념의 충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지분율이 2022년 6월 말 33.9%에서 최근 44%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3년 이상 꾸준히 확대되어 왔습니다. 이런 지분 구조 아래에서 경영진은 필연적으로 단기 투하자본수익률(ROE)과 배당 확대에 대한 시장의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입니다. 실제로 이규석 사장은 2023년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현대차·기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95%에 달하고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톱티어 부품사에 비해 낮은 4%대에 머물러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매출 기반을 넓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지분에서 무시할 수 없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 자본의 논리는 이번 분기, 다음 분기의 수익률과 주가를 봅니다. 수익성이 정체되거나 하락한 사업부는 즉시 정리하고 그 자금을 더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영역에 재배치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집니다. 반면 산업의 논리는 전혀 다른 시간축 위에서 움직입니다. 10년, 20년이 지난 뒤에도 결국 기술과 인력, 생산 기반을 자체적으로 보유한 쪽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산업의 논리입니다. 지금 램프사업부가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고 해서 그 안에 축적된 광학·센서 융합 기술, 지능형 조명 제어 기술이 미래에 무가치해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시대에 조명 기술은 단순한 외장 부품을 넘어 차량과 주변 환경 간 정보 교환의 인터페이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번 매각은 더 큰 틀에서 보면 글로벌 자동차 부품 산업의 가치사슬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과거 내연기관 중심의 부품 생태계에서는 조립·제조 부문도 일정한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미래차로의 이행 과정에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전자 제어 장치, 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 기술집약적 상위 부문으로 부가가치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진단입니다. 기계적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램프 사업은 이런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영역으로 분류되고, 글로벌 대형 부품사들도 유사한 사업부를 축소하거나 분리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재편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한국의 자동차 부품 산업이 제조·조립이라는 기존의 경쟁력 축을 스스로 걷어내면서도, 그 자리를 대체할 소프트웨어·전동화 역량을 충분히 갖췄는지에 대한 검증 없이 매각이 먼저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생산 기지가 결국 OP모빌리티라는 외국계 기업의 아시아 거점으로 기능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 두 논리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 위에서 움직이며, 지금 현대모비스에서 벌어지는 충돌은 정확히 이 두 논리의 정면 충돌입니다.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산업의 장기적 논리 위에 서서 기술과 고용, 생산 기반을 지키자고 말하고 있고, 경영진은 외국 자본이 요구하는 단기 수익률의 논리 위에서 사업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결국 국내 산업 생태계 전체에 이로운 방향인지는 자명합니다.

나가며

현대모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지난 반년 사이 계속해서 싸워나가고 있습니다. 생산직 노동자들은 23일간의 장기 파업과 삭발 투쟁을 통해 생산 인력 전원의 고용 승계와 연구개발 인력 100% 유지를 이끌어냈습니다. 사무연구직 노동자들 역시 강제 노동조합을 강화하고 대응 체계를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금속노조 현대모비스사무연구직지회는 파리 원정 투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은 단순히 개별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국내 산업 전체가 축적해 온 기술 기반을 지켜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싸움에서 노동자들이 밀린다면, 이 문제는 현대모비스 하나의 사례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상장 대기업이 단기 수익률 압박에 밀려 흑자 사업부라도 전략적 중요도가 낮다고 판단되면 해외 자본에 매각하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동의 절차를 형식적으로만 거치는 패턴이 한 번 정착되면, 이는 다른 산업, 다른 현장에서도 반복될 수 있는 선례가 됩니다.

오늘 이 문제를 눈감으면 내일은 다른 부품사, 다른 제조업 현장에서 같은 논리가 되풀이될 것입니다. 지금 현대모비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싸움은 결국 국내 산업이 단기적인 수익률만을 요구하는 외국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쌓아온 기술력과 고용 기반을 지켜낼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싸움입니다. 그리고 그 시험대 위에서, 가장 먼저 손을 들고 앞장서서 답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현장의 노동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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