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무풍지대, 삼성전자를 뒤집어 놓은 평택 집회-
반도체 산업은 대한민국 수출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국가 핵심 산업이다. 2026년 1분기 대한민국 국민총생산이 1.7%p 증가했는데 이 중 55%를 반도체 산업이 기여했다. 국가 경제 전체가 반도체 경기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타 제조업 분야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공계 학생들에게 반도체 산업 분야는 몇 안 되는 취업 길이다. 그런데 이런 대한민국 반도체 업계 중에서도 대표 주자 격인 삼성전자가 최근 전 국민적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4월 24일 삼성전자 노동자 4만여 명은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성과급 상한 폐지와 선정 기준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다. 삼성 초기업 노조 주도로 이루어진 이번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5월 21일을 기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포했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은 자사의 인재 유출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다. 삼성 초기업 노동조합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4개월간 삼성전자에서 이직한 인원이 노조에서 확인한 것만 200여 명이고 최근 3년으로 넓이면 10% 가까운 퇴직자가 발생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들 중 다수가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기거나 해외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자사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 언론, 정부는 마치 입이라도 맞춘 것처럼 아직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파업을 개시하지도 않았는데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언론에서는 고액의 성과급 요구가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이유의 전부인 것처럼 도배했다. 그리고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라던 노동부 장관과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서 노동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운운하며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2026년 5월 20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 사이의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국무총리는 공개적으로 긴급조정권 발동을 운운하며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정당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정부가 나서서 파업을 파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회사를 걱정하는 노동자들에게 온 나라가 나서서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대한민국이 관료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돈 안 되는 반도체, 가정파괴범 반도체, 팹 메모리-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대부분 팹(fabrication, 실제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 설비들을 뜻한다.) 기반의 DRAM과 NAND,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통칭 메모리 분야는 반도체 산업 부문 중에서도 특히 초기 투자 비용이 높고 노동집약적이다.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팹 시설 내부에 높은 수준의 청정도를 유지하며 고성능 여과 장비를 통해 순수한 물을 얻고 고정밀 웨이퍼 광학 장비를 들여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하다. 특히 극단파장 자외선을 통해 웨이퍼 위에 세밀한 회로를 새겨 넣을 수 있는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장비들은 무려 5천억 원을 호가한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러한 2세대 EUV 노광장비를 각각 20대, 10대씩 들여오기로 했다. 이 시대에 팹을 지으려면 한화 100조 원을 투자해야 한다. 팹 기반 메모리 사업을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 비용을 고려하면 팹 기반 사업은 돈이 안 되는 사업이라고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 팹을 지으려면 우선 반도체 생산 라인에 배치될 설비들을 해외 장비 업체들로부터 들여와야 한다. 장비를 들여왔다고 해서 이들이 생산 라인에 융합되어 바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규격화되어 생산된 장비라 해도 몇 나노미터 수준의 오차율도 허용치 않는 반도체 공정에서는 불량률이 허용치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각 장비들이 서로 조율되어야 한다. 이 시점에 도달할 때까지는 현장 엔지니어들은 수시로 팹 설비들을 점검하며 불량이 발생하면 언제든 최단시간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팹이 건설되고 안정적으로 반도체 상품을 생산하기까지 대략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팹이 안정기에 접어든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팹에 작은 먼지 한 톨이 기기 고장과 생산되는 반도체의 불량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담배 연기, 피부 각질, 머리카락, 비말 심지어 구취 입자들까지 통제되어야 한다. 팹 시설 내부에서 최상의 청정도를 유지하는 것은 메모리 생산에서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모든 노동자가 팹 시설 내에서 방진복을 착용하는 것은 물론 현장을 관리하는 엔지니어들은 24시간 3교대로 생산 라인이 멈춰 설 때를 대비해야 한다. 휴식도 여가도 가족도 없는 삶이다.
-제국주의 국가의 반도체 산업 : 기술 독점, 소부장 독점-
팹 기반의 메모리 중심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 대한민국, 대만에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막대한 이윤을 수탈해 간다. 미국의 반도체 산업은 주로 최신형 반도체 설계와 원천 기술 개발 그리고 인공지능 용도의 시스템 반도체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와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서 세계 최선두를 달리고 있다. 종합 반도체 회사였던 인텔은 2024년 파운드리 부문을 독립시키면서 실질적으로 팹리스에 주력하는 업체로 탈바꿈하였다. 퀄컴은 통신용 반도체 칩셋에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상당한 로열티를 벌어들이고 있다. IBM은 2014년 랩 부문이 적자에 시달리자 이를 15억 달러에 매각하고 팹리스 전문 회사로 전환했으며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및 AI 반도체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용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는데 첨단 반도체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 대만 등 파운드리 산업을 통해 자사에게 필요한 반도체를 수급한다. 영국 또한 랩 기반 제조 분야보다는 반도체 설계와 소재 개발에 강세를 보인다. 독일의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은 차량, 산업 부문에 쓰이는 고전력용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하는데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 있다. 유럽 반도체 업계는 실제로 반도체 생산을 진행하더라도 특수 용도의 반도체를 공급하는 데 있어 독점적 지위에 있으며 공정 정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생산 과정에서도 많은 노동이 투입될 필요가 없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인 ASML은 7nm 미만 수준의 정밀 리소그래피 공정에 필수적인 노광 장비들을 생산하는 데 전 세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반도체는 금속보다는 전류를 흐르게 하기 훨씬 어려우나 부도체보다는 전류가 잘 통하는 물성을 지니는 물질이다. 이러한 반도체의 물성을 활용하여 구성된 집적회로를 활용하면 전류의 흐름을 통제하여 논리 연산를 실행하거나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집적회로가 수행하는 논리 연산의 효율을 높이거나 저장하는 정보의 양을 높이려면 좁은 집적회로에 더 많은 회로들이 들어가야 한다. 집적회로가 되는 반도체 판을 웨이퍼라고 부르며 그 위에 노광 장비의 레이저를 활용하며 회로를 새겨 넣는다. 웨이퍼 위의 더 좁은 영역에 더 세밀한 회로를 새겨 넣으려면 짧은 파장의 레이저를 사용해야 한다. 파장이 짧은 레이저를 사용해야 좁은 영역에 빛을 집중하더라도 회절로 인한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ASML이 생산하는 노광 장비가 사용하는 레이저는 13.5nm 파장의 극자외선 영역이다.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선 13.5nm 파장의 극자외선을 방출하는 광원을 찾아야 한다. 특정 파장만을 방출하는 광원을, 그것도 이토록 짧은 파장만을 방출하는 광원을 개발하는 것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광원을 찾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찾은 광원으로 극자외선 레이저를 만들었으면 그 레이저를 웨이퍼 위의 한 점에 집중시키는 광학계를 개발해야 한다. 과거에도 ASML은 독일의 기술력은 인수하여 노광 장비에 쓰이는 정밀한 렌즈를 개발, 생산했다. 현재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 공정을 위해서 극자외선을 잘 흡수하는 렌즈 대신 ASML은 거울 기반의 광학계를 개발했다. 나노 공정의 레소그래피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은 ASML이 유일무이하며 장비 납품 업체임에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슈퍼을’로 통하고 있으며 첨단 EUV 노광 장비는 대당 5천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일본은 1986년, 1991년, 1996년 세 차례에 걸쳐 미국과의 반도체 협정을 맺으며 반도체 제조 업계에서 몰락하다시피 했다. 허나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눈을 돌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소위 ‘소부장’ (소재·부품·장비를 뜻한다.) 분야에서 일본은 여전히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일본은 리소그래피 공정에서 웨이퍼 위에 도포하는 감광액, 회로를 그려 넣은 웨이퍼 위의 잔해를 씻어내는 세정용 플루오르산(불산), 반도체 접착에 쓰이는 플리이미드 등 반도체 화학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특히 고순도 플루오르산 같은 경우 일본 업계 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세정 용액의 순도가 매우 높지 않으면 오히려 잔해를 씻어내기 위해 붓는 세정 용액에 포함된 불순물 때문에 불량품이 생산된다. 특히 10nm 미만의 정밀 공정에 필요한 세정용 플루오르산 용액의 순도는 99.9999999999%(12N) 이상이다. 이 정도 초고순도의 플루오르산 용액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일본뿐이었다.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이 일제의 조선인 강제노역에 대해 일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자 2019년 일본은 대한민국에 보복성 금수 조치를 내린다. 이때 핵심 쟁점이 된 소재가 바로 이 초고순도 플루오르산 용액이다. 대한민국이 2020년 소부장 자립을 선언하며 12N 용액의 국산화에 성공하고 일본산 수입을 1/3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기체 상태의 건식 플루오르화 수소의 경우 아직도 전량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제조 난이도가 낮은 12N 용액과 같은 일부 소재를 제외한 나머지는 여전히 일본산 의존도가 높으며 노광 장비를 제외한 나머지 공정의 장비들 역시 일본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 노광 장비 마저 사실 ASML이 EUV 노광 장비 개발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니콘과 캐논이 ASML과 함께 시장을 분할하였다.
-관료자본주의 : 제국주의가 한국 반도체 산업을 약탈하는 법-
제국주의 국가들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술과 설계, 소재·부품·장비를 독점함으로써 지속적이고 구조적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치를 이전해 간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의 주력인 팹 부문은 막대한 초기 비용이 발생하며 생산된 칩도 국제 반도체 공급망에 저가로 공급한다. 또한 기술과 설계를 독점하고 있는 제국주의 반도체 기업에 지속적으로 기술사용료(료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은 이들이 도면을 넘겨주지 않으면 생산이 진행될 수 없다. 핵심 생산 장비나 핵심 소재를 들여올 때는 소부장을 독점하고 있는 제국주의 기업들에게도 지속적으로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제국주의 국가의 반도체 산업이 독점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첨단 기술 개발, 설계 부문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조 부문에 갇혀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의 정치인들이 첨단 산업에 무지해서도 한국의 원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관료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관료자본주의란 (반)식민지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경제 체제이다. 관료자본주의란 제국주의가 (반)식민지 국가에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자본을 침투시킨 후 생산에 필요한 기술, 설비를 독점하거나 금융 투자를 통해 제국주의 국가로 가치를 이전해 오는 체제이다. 과거 20세기에는 중공업이 높은 부가가치를 지녔다. 이때 제국주의 국가들은 자신들이 중공업을 독점하면서 식민지 국가들로부터 중공업 유지에 필요한 원료와 경공업 소비재들을 수탈해 오는 것에 주력했다. 하지만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제국주의 중심부에서 노동자 투쟁이 격화되며 임금 인상, 생산 비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중공업의 부가가치가 하락하자 제국주의는 이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반식민지 국가들에 중공업을 이전하였다. 그 대신 제국주의 국가들은 부가가치가 높아진 연구 개발(R&D)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획득하고 이들이 독점한 기술력에 의존하지 않고는 관료자본주의가 유지될 수 없게 만들었다. 중공업을 이식받은 반식민지 정부는 전 국가적 초장시간, 초저임금 노동을 통해 창출한 부가가치를 제국주의 국가에 상납한다. 이를 위해 반식민지 정부는 국가 권력을 동원하여 인민의 불만을 통제하고 저항을 분쇄함으로써 제국주의의 이익에 봉사한다.
관료자본주의 국가의 주류 산업인 중공업과 전자산업은 특히 현대로 올수록 기술 연구 개발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제국주의는 관료자본주의 국가가 절대로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하게끔 두지 않는다. R&D 개발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자본과 시간, 인력의 투자가 필요하다. 반면 잉여가치를 제조 설비에 투자하면 비교적 단시간에 상품 생산으로 이어진다. 제국주의 국가의 경우 산업 전반이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며 (반)식민지로부터 막대한 잉여가치를 수탈하기 때문에 이 중 일부를 R&D 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관료자본주의 국가의 산업은 고질적으로 낮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얼마 남지 않은 이윤마저 제국주의 국가로 유출된다. 이 때문에 관료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결과가 불확실한 연구 개발이 아니라 당면한 생존을 위해 생산 설비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다시 관료자본주의 국가에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고 제국주의 국가에 대한 기술종속이 심화된다. 이 과정에서 관료자본주의 국가는 기술 개발 분야에 있어 저개발 상태에 갇히게 된다. 그 결과 관료자본주의 국가에서 제국주의 국가로의 가치 이전과 이윤 유출이 심화된다.
-제국주의에 의해 짓밟히는 한국 반도체 산업-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기업을 꿈꾸며 2017년 시스템 LSI 사업부로부터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하고 시스템 LSI를 R&D 연구 개발을 전담하는 독립 사업 부서로 승격했다. 2019년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은 2030년대까지 삼성 시스템 LSI가 세계 팹리스 부문과 비메모리 시장을 제패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런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2020년대 삼성전자의 팹리스 사업은 적자에 허덕이며 고전하고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의 직원들은 혹여나 자신이 LSI 사업부에 배정되지는 않을까 염려하며 파운드리와 LSI 사업에 관련된 업무를 기피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제조 공정 위주의 메모리 반도체와는 다르게 R&D 연구 개발이 사업의 핵심이며 심지어 제국주의 국가의 경우 자국에서는 시스템 반도체의 개발에 주력하고 실제 생산은 한국과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수급한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에서 주로 수익을 내는 분야는 고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메모리 반도체 제조 분야이고 산업 전반의 고질적인 저부가가치성으로 인해서 시스템 반도체 개발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되어 가고 있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단순 제조에 가두고 그 이윤을 대거 약탈해 가면서 한국 이공계의 미래는 가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연구원들은 이제 해외로 떠나거나 아니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연구 개발직이 활약할 기반이 없고 보상도 부족한 한국의 연구원들은 해외 반도체 업계로 눈을 돌리며 인재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다. 해외 반도체 업계는 연구 개발직의 일자리가 많고 보상 또한 국내 업계보다 몇 배는 더 많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 업계는 인재들이 이탈하지 않을 만큼 보상을 충분히 제공할 능력이 없다. 돈을 벌만한 장사는 못 하고 벌어봐야 제국주의 국가들이 뺏어가기 때문이다. 남은 반도체 연구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거나 근무 기반을 상실하고 있다. 2025년 4월 정부는 반도체 연구 개발직 노동자들이 주 64시간까지 노동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연장근로를 한 번 신청할 때마다 최대 6개월까지 시행할 수 있게 하는 지침을 내렸다. 2025년 한 해 삼성전자에서 특별연장근로를 시행한 노동자 수는 약 4000여명이고 연장 근무시 일 평균 10시간 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는 ‘제외시간 문화’라는 보이지 않는 변수가 존재한다. 노동자들이 실제 일하지 않는 시간을 근무 시간에서 제외하고 그만큼 더 일해도 법정 노동시간을 초과하지 않게 하는 관행이다. 무엇보다도 제품 개발시에 노동자들은 퇴근 후에도 업무 압박에 상시적으로 시달린다고 호소한다. 이렇게 고생해서 프로젝트를 완성하더라도 기업이 연속성 있는 후속 연구 개발을 지속할 여력이 없으면 연구 팀을 해체하고 인력을 필요한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정당한 보상’이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말이 된다.
-기술 자립의 필요조건, 관료자본 몰수-
세계는 지금 첨단 산업 경쟁에 뛰어들어 기술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을 기르는 것은 사회적으로 재화를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투하해야만 가능하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약탈해 가는 부를 붙잡아야 첨단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국가적 유휴 자본이 발생할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제국주의 국가들은 바로 그 첨단 기술을 한국에 이식, 이전함으로써 한국의 국민경제를 약탈하고 막대한 부를 빼앗아 가고 있다. 소위 ‘기술 격차’에 의해 제국주의 국가로 막대한 국부가 유출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기술 자립을 위한 국가적 재원을 확보할 것인가? 그것은 바로 관료자본을 몰수함으로써 이루어져야 한다! 관료자본은 대한민국에서 제국주의의 이해관계를 대리하고 잉여 가치를 제국주의 국가로 상납하고 그 대가로 첨단 기술을 이전받으면서 연명한다. 관료자본은 국가 산업이 제국주의 기술에 종족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매국노들이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바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거대한 관료자본이다.
관료자본을 몰수해야만 제국주의 국가로 유출되는 국부를 붙잡을 수 있다. 그리고 오직 그렇게 함으로써만 반도체 노동자들에게 합당한 임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되며, 해외로 떠나는 연구원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으며, 자립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적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은 한국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기술 종속을 막을 수 있으며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고 세계 첨단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할 것이다.